기념관 소식

일본 류코쿠대 안중근연구센터 이수임 센터장 여성경제신문 인터뷰

"100년전 安 의사 평화정신 잇는게 韓·日 편견 극복 해법"日 유일 안중근 연구기관 이끄는 이수임 류코쿠대 교수…"대학내 보관중인 안 의사 유묵 韓·中 전시가 꿈"  

 임유정 기자 / wiselim88@naver.com    

 

▲이수임 일본 류코쿠대학 교수가 27일 서울 남대문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eoulmedia.co.kr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 초대 조선통감과 독립운동가인 안중근 의사는 한국과 일본의 엇갈린 운명만큼이나 양국에서 상반된 평가를 받는다.

우리에게 이토가 한반도 침략의 원흉이지만 자국에선 현대 일본의 기반을 다진 근대화의 아버지로 추앙받는다.

반대로 그를 저격한 안 의사에 대한 인식은 우리와는 극과 극이다. 지난 2014년 중국 하얼빈역에 '안중근의사기념관'이 개관되자 우리로 치면 정부 대변인인 일본 관방장관은 '안중근은 테러리스트'라고 칭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일본 내에서도 일본의 과거 아시아 침략을 반성하는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안 의사의 동양평화정신을 연구하고 그를 재조명하는 노력이 이어져 왔다.

총 본산격인 곳이 교토 소재 류코쿠대학의 안중근평화연구센터다. 재일코리안인 이수임 교수(여‧경영학부)가 센터장으로 있다.

26일 안 의사 순국 107주기를 앞두고 기념식 참석차 전날 방한한 이 교수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지만 한국어는 구사할 줄 모르는 일본 국적자다.

그럼에도 '안중근' 석자를 매개로 양국을 수시로 오가는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인 제자 13명을 데리고 왔다.

27일 서울 남대문로 백범광장 너머에 자리잡은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마주한 이 교수는 "전쟁없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학생 스스로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직접 눈으로 보면서 한일 관계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동행 취지를 전했다.

이 교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자신이 몸담은 대학에 안 의사 관련 연구기관을 설립한 계기를 "국적, 인종, 성별을 떠나 누구나 평등하다는 동양평화사상을 접하면서 안중근이란 인물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일교포 여성 출신으로 높은 직위까지 오르게 된 것도 안 의사의 평화사상이 이끌어 준 결과로 본다"며 "대학에 보관된 안 의사의 유묵 4점이 학생들에게 교육적 기초가 될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자부했다.

류코쿠대가 소장 중인 안 의사 유묵은 일본 오카야마(岡山)현에 위치한 사찰 조신지(淨心寺)의 한 스님이 기증한 것이다.

중국 여순 감옥의 포교사로 갔던 이 사찰의 승려 쓰다 가이준(津田海純)이 1910년 3월 26일 안 의사의 사형이 집행되기 전 유묵과 사진 88점을 받아왔다고 전해진다.

유묵 오른쪽 하단의 낙관 자리에는 도장 대신 안 의사의 손바닥이 찍혀 있다고 한다. 네 번째 손가락 끝마디가 잘린 손바닥이 또렷하다고 한다.

 

 ▲이수임 일본 류코쿠대학 교수가 서울 남대문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최근 출판한 책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eoulmedia.co.kr

 

이런 유품을 바탕으로 지난 2013년 류코쿠대에 안 의사를 연구하는 일본 유일의 연구기관인 안중근평화연구센터가 세워졌다. 3, 4개월에 한 번씩 심포지엄을 열며 안 의사의 동양평화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센터에 소속된 연구자는 15명으로 오스트리아, 미국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안중근'이라는 이름이 주는 뿌리깊은 일본내 반감 탓에 센터가 문을 열기까진 난관이 만만찮았다. 수많은 욕설과 손가락질을 견뎌내야 했다.

이 교수는 "학교에 센터 개설 신청서를 내자 반대가 어마어마했다"며 "학교 관계자들이 우리한테 허가받을 것이 아니라 '안중근' 후손에게 허가를 받는 게 어떻겠냐는 비꼬는 말도 들어야 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 교수는 "안중근은 개인의 이름뿐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라고 끊임없이 설득과 설득의 과정을 거친 끝에 학교의 마음을 열었다"고 회고했다.

연구센터 오픈으로 갈등의 불씨가 일단락된 것도 아니었다.

이 교수는 "최근에 안 의사에 관한 책을 집필했는데 출판사들이 겁을 내고 선뜻 출판을 해주려 하지 않았다"며 "아직까지도 일본 사회에선 안중근이란 이름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 자체가 매 순간 굉장히 무섭고도 어려운 일이다"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교수가 안 의사의 동양평화사상을 잇고 확산시키고자 하는 것은 한 가지 이유에서 비롯된다. 100년이나 앞서간 안중근의 사상은 '평화'라는 실로 가치있는 의미를 품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안 의사 유묵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교육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며 "유묵을 보며 깨달음을 얻어갈 때 진정한 교육이 실현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은 본래 누구나 다 평등한 존재이나 사람이 사람을 볼 때 ‘족쇄’를 갖고 바라본다. 이 사람은 이 그룹에 소속 됐으니 존중받아야 마땅하고 저 사람은 저 그룹에 소속됐으니 차별받아 마땅하다고 한다"며 "나 또한 재일교포란 이유로 큰 차별을 받으며 자라왔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안 의사의 동양평양사상을 가르치는 동안에는 그 누구도 나 자신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며 현재 자신이 강의하는 '동아시아의 평화' 수업을 350명의 학생들이 수강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다시 한번 한국을 찾겠다는 이 교수는 "기회가 된다면 안 의사의 유묵을 한국과 중국에 공개하는 것이 향후 센터의 꿈이자 목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시각으로 편찬된 교과서로 공부하는 학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라는 오류에 노출될 때가 많은데 동양평화사상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교류할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로 1시간여 인터뷰를 마무리지었다.

3박 4일의 알찬 한국 일정을 마친 이 교수는 28일 오후 일본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수임 일본 류코쿠대학 교수가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 함께 방한한 일본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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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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